끈적한 일상/20122012. 5. 4. 18:46

시간에 맞춰 모스크 스피커에서는
흔들리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코란을 읽는 소리인지 기도 소리인지 사람을 부르는 소리인지 알 수는 없으나
어느 순간 시작했고 어느 순간 끝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외국인인 내게는)일종의 소음에
이제는 익숙해져버렸다
익숙해지고나니 듣지 못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이렇게 익숙해졌다는 사실이 즐겁다
귀에 익은 소리가 생겼다는 것이 오히려 새로움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익숙해지는 것들이 늘어날수록
나는 새로움에 더욱 열려 있을 수있는 것 같다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러울 수 있는 공간과 시간과 사람에 목이 말라서인지
만났던 사람을 만나고 싶고
갔던 식당엘 다시 찾아가고
익숙한 때를 그리는 음악이 나를 맴돌게 하고 있지만

거부할 수 없는 새로움이 나를 파고들어
익숙함의 자리를 차지 했으면 좋겠다

길 위에서 마주 하는 모든 풍경이 그러하듯
새로움과 익숙함의 경계를 넘나들며
꿈꾸고 아파하는 것이 나를 자라게 하는 것 같다
체에 걸러지듯 그 속에서 순수가 자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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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