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일상/20122012. 5. 4. 06:52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함께 여행하고 있는 정화 언니가 참 예뻐보인다
이마도 동그랗고, 통통한 발도 귀엽고, 눈도 매력적이다
언니한테 그렇게 느껴질 때마다 얘기했더니
여행을 너무 오래해서 기준이 이상해졌다며
어서 한국에 들어가란다

함께 오랜시간을 보내며 한 사람을 온전히 알아가는 일이 즐겁고 감사하다
피상적인 만남이 줄 수 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알 수 있는 그런 만남의 깊이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오롯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 점점 더 쉽지 않아진다
누군가를 내 곁에 두는 일도 의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길 위에서 한사람 한사람 보내주셔서 만나고 알아가고 사랑하는 일을 배울 수 있어서 기쁘다

이제 이틀밤만 더 자면 언니를 떠나 보내야한다
많은 부분을 내게 떼어주고 나눠주고 함께 해 준 언니의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질 것 같다
급하지 않게 서로를 차근차근 배워가던 한달이 너무 소중하다
배가 찢어지게도 웃던 밤이 있었고, 흐르는 눈물을 견딜수 없었던 삶의 단편을 나누기도 했고, 길은 잃었지만 어느 곳도 길이 되던 자유를 함께 걷기도 했던 한달-

내게 터키라는 나라와 언니의 시간을 선물해준
정화언니.
천천히 함께 여행해준 언니의 배려가 고맙고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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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