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다/:여행수첩:2012. 10. 22. 16:09



@모스크바, 성바실리 대성당


오늘은 비가 내린다 

최저기온은 영하에 들어섰다

모스크바에는 일주일이상 더 머물러야 할 것 같다

이 시간을 어떻게 자알- 보낼 수 있을까


비싼 곳이라 얼른 얼른 이동해야 한다는 것도 내 생각임을 알게 하셨다(어차피 이동할 돈도 없다ㅎ)

여행의 모든 주권을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머무름의 시간을 즐거이 받아들여야 하겠다

운영이와 메신저로 나마 얘기를 좀 했는데, 포루투갈에 있는 운영이는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서 들어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뜨거운 김치찌개도 먹고 싶고-

왠지 그 말이 절절히 와 닿는다 (김치찌개 말고ㅎ)

관광의 입장에서 여행을 보자면, 아주 오래전에 나는 관광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는 그저 목자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양'임을 알게 된다

목자와 함께 긴 유목 생활중인-

때로는 그 곳이 긴 사막일 수 있고, 초원일 수 있고, 스쳐지나가는 작은 마을일 수 있다.

머물고 이동할 때는 목자만이 아신다


어제는 길을 걷는데 '푸른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신다'는 찬양이 기억났다

목자를 따라가는 삶이 

목자가 가는 길을 그대로 가야 하는 이 길이

害를 만날지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이 순간이

고되지만 너무나 근사하다


_

자연앞에서면 충만해지는 기운이 있다 

씻지도 못한 채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고생을 하고 있어도

그 앞에서 서면 지으신 분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영혼에 와 닿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이 즐비한 도시에서는

편히 먹고 잠자고 있어도 나는 자꾸만 갈급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내면은 싸워야 한다 

외롭지 않기로, 갈급해하지 않기로, 다른것으로 채우려하지 않기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스콧니어링같은 사람들의 삶을 살 수는 없지만 (결코!ㅎ)

그들이 누렸던 충만함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


_

어제는 모스크바에서의 일정이 길어질 것을 염두해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에 야경이나 보러나갈까 

네이버에서 정보를 뒤지는데 

어떤 사람의 일정중에 마지막 일정이 모스크바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고 써 있었다

아, 여기에도 교회가 있구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모스크바 온누리 교회가 있었다

2시 30분 예배.

예배가 갈급했던 때였기에 교회약도를 들고 나섰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가려는데 '닭볶음탕'했으니까 드시고 가세요ㅎㅎ

빵으로 연명하고 있는 때라 나는 따뜻한 밥이 그리웠나보다ㅠ

나가려던 발길을 돌려 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나를 발견.


밥먹다 이런저런 얘기하다 여행중이라고 했더니

오늘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만나자고 하신다

맨날 혼자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햄버거 빵을 버리고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감사 :)


모든 만남가운데 우연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며 

나를 통로로 내어드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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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