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일상/20122012. 5. 13. 08:42


쨍그렁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기대가 있었던걸까

이미 내가 가졌던 수많은 기대들은 번번히 보기좋게 외면당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또 내안에 무엇이 남아있었기에 

온몸이 산산이 부서지는걸까

 


나를 늘 목마르게했던 우리의 시간을 버리기로 결정한 그 때.

나의 결정은 각오하지 못했었나보다

각오하지 못한 밤이 새벽을 앗아갔고

길로 뛰어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길 위로 내몰렸다고 

누군가는 내게 속삭인다


흙 냄새 지워지지 않을 두 발 위로 화분(花粉)같이 메마른 눈물이 날린다

부끄럽다

숨길 수 없는 지금이 너무 부끄럽다

보는 이가 없어서 더욱 부끄럽다



제발 나를 부둥켜안고 숨막히게 끌어안아달라

나와 섞이되 섞이지 말아달라

그렇지 않고서는 나는 이제 정말 자신이 없고,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아졌다

닿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끈적한 일상 > 2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면  (0) 2012.05.18
아침  (0) 2012.05.17
밤거리  (0) 2012.05.13
이사야 55장 8-11  (0) 2012.05.08
시간이 길어지니  (1) 2012.05.06
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