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다/중국 08,122012. 9. 24. 08:44






이곳은 벌써 손끝이 시리도록 춥다

여름이 사그러드는 시간도 보지못하고 겨울의 문턱 앞까지 달려와 버렸다

나는 그 댓가로 둔황, 우루무치에서는 감기로 끙끙 앓았고, 

아직도 더위에 익숙했던 내 몸은 겨울을 거부하는 듯 이곳 저곳이 편치 않다

 

오늘 아침 카슈가르로 떠난다

겨울 여행-

그립기도 했다

허나 배낭은 더욱 무거워지고, 몸과 마음은 자꾸만 움츠러든다

현실 모르는 몽상이었나 싶기도 하지만

코 끝에 전해지는 아릿하고 시린 바람에 움츠러들었던 마음도 이국의 계절을 설렘으로 받아들인다


39살의 행선언니를 만났다

신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이틀을 함께 보내고 나니

이끄신 그 분의 손길 속에 만남이 감사할뿐이다

혼란과 아픔의 자리는 무엇인가 자랄 수 있는 거름의 땅이기도 한 것 같다

그 속에 어떤 씨앗이 심겨지느냐에 따라 쓴뿌리의 밭이 될 수 있기도 하고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의 문이 되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혼자 여행을 계속 하다 동행을 하게 되니 외출이 즐겁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져 버리기도 했는지

동행자가 먼저 떠난 이 아침에서야 무언가 차분하여 지는 기분이다

우리는 카슈가르에서 내일 오후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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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계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가 

서로의 이국을 서성이는 우리가 

같은 시절을 보내고 같은 몽상의 한가운데에 서며

그렇게 사랑을 하고 그렇게 사랑을 해내는 날.







 








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