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이상2013. 9. 5. 16:36
_ 바울에게 있어서 사상과 삶의 확장은 분리되지 않는다.21p

_틀림과 다름의 혼란, 일방성과 획일성의 폭력, 바울은 그것들과 싸워야 했고, 그것들이 건네는 고난을 피할 길이 없었다.31p

_그래서, '생각하지 않은 죄'라는 명이 나왔군요. 정말로 중요한 지적입니다. 조직과 체계를 떠날 수 없는 인간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상할 수 없는 죄를 짓게 되지요. 그 조직속에 만연한 일상화된 죄 말입니다. 당신이 '생각하지 않음'과 '악의 평범성'을 연결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33p

_바울은 믿음과 율법을 근본적으로 대립시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바울이 반대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유대인이 할례 받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할례라는 것이 낯설고 두려운 이방인에게 그것이 마치 구원의 조건인 것처럼 할례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6~37p

_'믿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은 믿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차별을 비판한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음에도 불구하고, 구원받은 자 안에서 할례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분하였다. 할례와 율법을 기준으로 하나님의 백성에 들어올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정결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의인과 죄인을 끊임없이 나누었다. 같은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 공동체 내에서도,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냐, 율법을 지키느냐 아니냐에 따라 옮은 믿음과 틀린 믿음이 나누어진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그리스도 공동체에서 이러한 구분과 차별을 철저히 부정한다. 그것은 믿음으로 의롭게 된 자들을 다시 죄인으로 만드는 것이며, 헐었던 것을 다시 세우는 것이며, 율법을 향해 죽었던 것을 다시 살려내는 모순 외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울에게 있어서 '믿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이란 여러가지 이유로 만들어진 모든 장벽을 그리스도 안에서 허무는 것이다....바울의 '믿음'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차별과 불평등의 장벽을 예수로 말미암아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말마암은 구원'은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는 것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는데 초점이 있다. 죄인인 인간이 구원받았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원받은 인간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다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38~39p

_그의 신학에 나타난 '모순'이나 그의 행동에 나타난 '일관성 없음'은 그의 삶과 신학이 이처럼 현장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 바울은 자신의 폭넓은 삶의 양식을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 있는 자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고전 9:21-22)"라고 요약한다. ...강한 자이지만 약한 자처럼, 유대인이지만 이방인처럼! 62p

_그들은 '하나님의 의'에 힘입은 자들이고 필리아가 아니라 아가페의 사랑을 경험한 자들이다. 그러므로 로마제국의 눈에는 무가치한 자들로 보일지라도 이미 새로워진 존재들이며 기존의 질서에 매몰되지 않는 자들이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교는 새로운 질서를 표방하는 대안공동체의 기능을 한다. 71p

_예수의 부활은, 하나님의 방식으로 승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하나님은 무력에 의한 승리를 원하지않는다. 이 때문에 각종 다양한 '힘'이 모든 승리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으로부터의 부활'은 이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이야기한다. 84p

_십자가는 예수의 낮아짐의 극치를 보여준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지점이며, 더 이상 버려질 것이 없는 지점이다. 바울에게 있어서 예수의 모든 사건은 이 십자가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바울이 '예수를 따른다'고 할 때, 그것은 '예수가 갔던 십자가의 길을 따른다'는 의미이다. 십자가는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지만, 구원을 얻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고전 1:18). 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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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살림지식총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묵혀놓고 있다가 4권 사들고 왔다.
슬슬 갯수가 쌓여가고 있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서재에 몽땅 꽂아놔야지ㅠ
그 중 바울의 이야기.
내게 바울은 로마서에서 풍겨오는 그 딱딱함에 다가서기 어려운 인물이었는데
삶으로 말하는 진리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그리고 그 삶의 고뇌가 나의 것이라서 넘치는 위로를 얻는다
끝없이 올라서려는, 자기의 성을 구축하려는 세상에서
또 그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쳐야하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가 주시는 초월적인 자유와 사랑.
그것의 의지해 오늘도 하루를 맡긴다
감사.


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