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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사이에 두고 전해져야하는 마음은
그 거리만큼이나 닿아지기가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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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대로를 비추는 일이 더 아름답다고 여겨진다
투박하거나 기이하고 모나 보이더라도
그 뒤로 투영되는 진실함의 가치가 좋다
그대로를 드러낼 줄 아는 겸손함의 용기를 가진 사람의 멋은
그 안에서 누군가를 해방시켜주는데에 있는 것 같다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비춰지기를 바라기보단
그리스도가 나와 당신 사이의 언어가 되고 다리가 되어
삶의 극단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넉넉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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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
누군가를 깨우치고 가르치겠다는 일방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불편하다
과도한 해석일지 모르겠지만,
그 말에 비춰지는 생각의 뿌리에서 영웅주의의 냄새가 나기도 하고, 제국의 세계관이 뭍어나는 것만 같다
빛과 소금이 된다는 것은 녹아들고 비추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의 삶이 뒤섞이는 것이고 함께 하는 것이고 드러나지 않는 어둠을 밝히는 것이다
제국의 방식을 뒤집고 뛰어넘어 구원이 되었던 예수의 방법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유대인들과 같은 모습이
우리네에게서 여전히 발견된다
내가 세상적으로 성공하여 그럴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내 말이나 통제가 닿는 권력, 수직 관계 아래에서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예수님의 방법이 아니라
내가 머물러 있는 그 어떠한 자리에서 내가 예수의 가치와 사랑을 품고
서로가 소외된 우리네 삶 안에 더욱 깊이 뛰어들기로 하는 그 순간
내 연약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누군가를 해방의 자리로 불러오기로 결정하는 그 순간
누군가의 틀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하는 그 순간
그것들은 저절로 이뤄져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위나 직책 직업 타이틀이 예수의 영향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류투성인 우리가 발버둥쳐도 빠져나갈 수 없는 부조리에 갇혀 사는 우리가
한계를 인정하며
천국은 기독교인의 머릿수나 교회의 수로 판단되어지는게 아니리라 믿는다
단순한 구제나 긍휼, 그럴듯한 희망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먼저 그렇게 살다가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기로 결정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소망임을 서로가 알아 그렇게 살고 싶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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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믿으면 세상적으로 성공한다는 말은 성경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다는 것은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길이라고는 분명히 적힌 것 같다
고통의 가치를 살점을 떼어내는 결정들로 배워나가며, 세상을 거슬러 살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