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닝스버그 7일째.
이제 올라갈 곳이 없는 유럽의 최북단 마을에서 7일째 머물고 있다.
하루종일 깜깜하지만 오전10시-12시 단 두시간. 그 사이 약간의 밝음을 볼 수 있는 날도 있다.
그 시간 잠깐 나가 하늘을 지켜보다 또 추워 숙소안으로 들어오곤 한다.
이 곳 사람들에게는 몇 달의 긴 밤과 겨울 끝에 찾아오는 그 짧은 봄은 정말 소중할 것 같다.
여호수아 7장의 이야기.
아이성 앞에서 여호수아가 옷을 찢으며 울부짖었던 장면을 묵상하면서 내 모습같기도 해 눈물이 쏟아진다.
그렇게 '차라리 요단강을 건너지 않았더라면'의 여호수아의 기도가 목구멍까지 수도 없이 차올라 온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뻔히 보이는 그 상황을 목도하는 것이 너무 두렵다고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거냐며
차라리 집에라도 보내달라고
밤새 뒤척이다 눈을 뜨기를 반복해야 하는 이 긴 여행
하지만 내겐 물러설 선택도 주어지지 않은 여행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로 매일같이 또 다른 새로운 전쟁 앞에 서 있어야 하고
어제의 만나가 아닌 오늘의 만나를 기대해야 하는고된 여행길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싶어하시는 이 길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격의 시간인 것을 알지만-
그 시간을 통과해내야만 하는 나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싶어진다.
감당할 수 없음이 나를 무력하게 하고,
어찌할 수 없음이 나를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어김없이 왜 엎드려 있냐고 '일어나자'라고 하시며 나를 다독이시는 분.
세상의 주인.
힘을 내어 다시한 번 그 분을 바라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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