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다/:여행수첩:2012. 11. 23. 01:41



아무도 알지 못해요

그럴듯한 사진 한 장은 나를 감추기에 더 없이 좋은 무기인 것 같아요

내가 경험하는 천국과 지옥이 어떤 것인지를 

그래요, 주님 이외에는 알지 못하죠



힘들겠다고 격려를 받기엔 내가 걷는 이 모든 순간이 돌이켜보면 감격 투성임을 알지만,

부럽다고 동경받기에는 끊임없이 나를 찾아오는 처절한 홀로됨과 두려움


다르다고 나를 치부해버리고, 

나의 상황은 특별한 것이니 쉽게 생각하는 그 가벼움과 

나의 투정조차 사치라고 말하는 누군가의 침묵


그래서 버려진 섬처럼 부유하고 있는 이 시간의 독백을 홀로 끌어안아야 할 때

당장이라도 이 시간의 껍데기를 벗어 던져버리고 싶을 때

그 누구와도 손잡을 수 없는 이 때


긴 항해가 주는 고단함.

널부러진 배낭 속 짐들을 또 다시 두 어깨에 이고, 

내가 무엇과 싸우고 있는 건지, 내가 무엇을 만나고 있는건지

불통의 시간앞에 서 있는 이 때.

또 다시 벼랑 끝에 서야 하고 

그 시간의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돌아설 수 없는 이 긴 여정 앞에서


잘 알고 있다는 당신의 위로가 나의 전부이고 

내가 이 길에 서 있는 이유임을.




_

부르신 곳에서 나는 예배하네, 

어떤 상황에도 나는 예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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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