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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트레킹을 다녀온 후 오랜만에 누리는 여유-

한없이 게으름을 떨고 싶어지는 아침이다

날이 조금 풀렸지만 방안에서도 옷을 껴입어 두지 않으면 속살을 파고드는 쌀쌀한 기온에

자꾸만 움츠러든다


계속 같이 다니면서 티격태격할 수 밖에 없는 M아저씨와 

어느 덧 끈끈한 동지가 되어버린 H언니, 그리고 기적같은 만남의 K

넷이서 함께 키르기즈스탄여행을 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세상을 보고 사람속에서 나를 보게 된다


목적을 향해 가는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하게 되는 사람들.

사실은 인생의 모든 만남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짧은 만남속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삶의 일부분을 떼어 나누고, 또 다시 각자의 길을 간다

여전히 나는 헤어짐이 서툴러 마음속 한켠에는 떠나보낼 때를 기억해 두고있다

언제라도 혼자 서 있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언제라도 누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기도 하다

아이러니.



여행자, 나는 이 타이틀을 언제쯤 버릴 수 있게 될까

아니 나는 언제쯤 진짜 여행자가 될 수 있을까

여행을 하면 할 수록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내가 가진 세계가 얼마나 부끄러운 환영인지를 알게 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나의 경험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

나의 경험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언제나 비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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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떨어져 있는 J

함께 할 수 없음에, 서로를 이름지을 수 없음에, 아슬아슬한 줄타기.

그래도 나의 시간에 네가 가장 큰 위로임을.


Posted by 키 작은 프리데만씨